사진 정은주 www.autoinews.co.kr |
황홀한 진분홍빛 꽃길을 걷다
위치 : 인천 강화군 하점면 부근리
산하가 울긋불긋 꽃 대궐을 이루는 때다. 초록빛 물오른 새싹과 향긋한 봄 내음이 나들이를 부추기는 요즘, 강화도 고려산(436m)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이맘때 고려산 자락은 온통 진분홍빛으로 물든다. 산등성이마다 진달래 군락이 황홀한 풍경을 보여준다. 지금이 아니면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하는 ‘한정판’ 비경이다.
해마다 상춘객이 몰리는 고려산은 강화도 6대 산 가운데 하나로, 고구려 장수 연개소문과 오련지(五蓮池)에 관한 전설이 있다. 진달래 군락은 북쪽 산등성이를 따라 400m가 넘는 고지대에 형성되었으며, 개화기에는 진달래가 산을 뒤덮는다. 진달래 군락을 보려면 정상 부근까지 1~2시간 올라가야 한다.
고려산 진달래 군락지에 이르는 등산 코스는 5개다. 1코스는 고인돌광장, 2코스는 국화리 마을회관, 3코스는 고비고개, 4코스는 고천리 마을회관, 5코스는 미꾸지고개에서 출발하며 각각 백련사, 청련사, 적석사 등을 거쳐 정상까지 이어진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1코스는 누구나 무난하게 오를 수 있으며,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된다.
축제 기간을 이용하면 여행이 훨씬 풍성해진다. 올해로 9회를 맞는 고려산 진달래축제가 4월 12 ~ 26일 고인돌광장과 고려산 일대에서 개최된다. 축제 기간 동안 진달래 체험전, 사진전, 엽서전 등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되며, 강화 특산 먹거리도 맛볼 수 있다.
꽃구경과 함께 별미 탐험이 봄나들이에 빠질 수 없다. 입맛 돋우는 강화 별미로 밴댕이회무침과 주꾸미연포탕을 추천한다. 특히 제철을 맞아 알이 통통하게 밴 주꾸미가 입맛을 다시게 한다. 조개와 새우, 버섯, 두부 등을 넣고 끓인 국물에 산 주꾸미를 통째로 넣어 익히는데, 보드랍고 야들야들한 식감이 단숨에 미각을 사로잡는다. 주꾸미는 오래 익히면 질겨서 맛이 떨어지므로 샤부샤부처럼 살짝 익혀 먹는 것이 좋다.
아이들과 함께 나선 길이라면 강화역사박물관과 자연사박물관에 들러보자. 고인돌광장 부근에 두 박물관이 나란히 있다. 강화역사박물관은 선사시대부터 근현대까지 강화의 역사를 알기 쉽게 전시해놓았다. 강화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건을 다룬 디오라마도 흥미롭다. 또한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강화 부근리 지석묘(사적 137호)가 지척에 있다. 이곳 지석묘는 기둥 돌을 세우고 넓적한 상판을 얹은 탁자식(북방식)으로, 보존 상태가 양호한 편이다. 고인돌이라 불리는 지석묘는 청동기시대 지배층의 대표적인 무덤으로, 강화도 곳곳에 분포되었다. 수천 년이 지났어도 웅장한 자태로 선 모습이 경이롭다.
강화에서는 타임머신 여행도 가능하다.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 불릴 만큼 역사 유적지가 많은 강화도는 역사 기행에 좋은 곳이다. 좀더 특별한 여행을 원하는 이들에게 강화이야기투어를 추천한다. 가이드와 함께 전기 자전거를 타고 고려궁마을을 탐방하며 재미난 역사 이야기를 듣는 프로그램이다. 고려궁지, 철종의 잠저인 용흥궁, 최초의 한옥식 성당인 대한성공회 강화성당 등을 둘러본다.
강화도 북부 지역은 북한과 접하고 있다. 양사면 철산리 민통선 지역에 세워진 강화평화전망대는 2.3km 남짓한 해안을 사이에 두고 북한 땅과 마주 본다. 입장 시 검문소에서 신분증을 확인하니 꼭 챙겨야 한다. 북쪽 땅에 펼쳐진 개성직할시 개풍군은 북한의 곡창지대로 꼽히는 곳이다. 맑은 날에는 모내기하는 북한 주민의 모습을 맨눈으로 볼 수 있다. 전망실에 해설사가 상주하며 주변 지역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준다. 야외에는 강화 출신 작곡가 최영섭의 ‘그리운 금강산’ 노래비가 있다. 북녘 땅을 바라보며 노래를 듣다 보면 애절한 마음이 솟아오른다. <사진 정은주>
〈여행 정보〉
<교통 정보>
[버스] 신촌(CGV 신촌아트레온 앞)-강화, 3000번 버스 10분 간격 운행, 약 2시간 소요.
영등포(신세계백화점 앞)-강화, 88번 버스 15~20분 간격 운행, 약 2시간 30분 소요.
일산(마두역 앞)-강화, 96번 버스 15~20분 간격 운행, 약 1시간 50분 소요.
인천(인천터미널역 앞)-강화, 70번·700번 버스 40분 간격 운행, 약 2시간 50분 소요. 800번 좌석버스 40분 간격 운행, 약 2시간 소요.
부평역-강화, 90번 버스 15분 간격 운행, 약 2시간 20분 소요.
[자가운전] 올림픽대로 김포 방면→김포한강로→김포대로→강화대로→강화역사박물관 방면 우회전→고인돌광장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