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 12일 월요일

봄바람 솔솔 부는 3월에는 기차여행이 제격

기차와 도심철도로 여유로운 봄맞이 여행을 떠나보자

이제 바람에 봄꽃의 향이 묻어나는 계절이다. 벌써부터 상춘객들의 발길이 바빠지기 시작하고 있다. 주말을 이용한 여행에서 그동안 자동차로 이동하면서 느꼈던 피로를 버리고, 기차와 도심열차를 이용해 여유로운 봄 여행을 다녀오자.

장봉도 가막머리 전망대의 일몰 <사진 옹진군청>


수도권에서는 공항철도를 이용한 한나절 섬 여행을 추천한다. 기차 타고 떠나는 인천 무의도와 장봉도 여행은 철길, 뱃길, 산길, 해안 길을 한나절에 모두 만날 수 있어 짧은 봄날에 제격이다.

서울역에서 인천공항1터미널역까지 43분이면 도착하는 직통열차는 잠시나마 기차 여행의 휴식과 즐거움을 만끽하는 방법이다.

무의도와 장봉도 한나절 여행은 하늘과 바다 사이 푸른 산자락을 걸어도 상쾌하고, 기암괴석 주변으로 펼쳐진 광활한 해변을 걸어도 좋다. 영종도 예단포항은 방파제에서 낚시를 즐기는 작고 아름다운 포구다. 바다를 바라보며 자연산 회를 맛보는 회센터가 즐비하다.

차이나타운 옆 개항장거리는 개항장 126년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곳이다. 차분하고 고풍스럽게 이어지는 옛 거리를 걷다 보면 역사와 문화, 추억의 향기에 마음이 잦아든다.

제3땅굴로 내려가는 입구 <사진 이정화>


이번 봄에는 특별히 비무장지대를 다녀올 것을 추천한다. 평화열차 DMZ(DMZ-train)를 타고 비무장지대(DMZ)에 다녀오는 도라산 안보 관광이다.

군사분계선에서 남과 북으로 2km, 4km 폭으로 설정된 DMZ는 본래 민간인이 출입할 수 없는 지역이다. 신분증 지참이 필수로, 외국인은 여권을 준비한다.

투어는 수~일요일 오전 108분 용산역에서 출발해 민간인통제구역과 DMZ를 둘러보고, 오후 554분 용산역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서울에서 불과 두 시간 만에 북녘땅을 코앞에서 마주하는 것은 내외국인에게 모두 특별한 경험이다.

정동진역에서 출발을 기다리는 바다열차 <사진 김숙현>


국내 기차여행의 백미 중 하나는 강원도 기차여행이다. 그 중에 바다열차와 정선아리랑열차는 한번은 꼭 경험해야하는 필수 코스다. 자동차로는 결코 볼 수 없는 비경을 네모난 창문을 통해 자연다큐멘터리를 감상하듯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 할 수 있다.

비슷한 경치에 지루할까 때론 터널을 지나고, 해변을 스치고, 협곡을 통과하고, 간이역에 정차한다. 운전하느라 고생할 일 없이 사랑하는 이와 어깨를 맞대고 앉아 같은 곳을 바라보는 기차 여행은 가족이나 친구, 연인이 공감하기 좋다.

정동진에서 출발해 동해, 삼척까지 이어지는 바다열차는 푸른 바다가 온몸을 물들인다. 뾰족한 산봉우리 사이를 구불구불 달리는 정선아리랑열차는 산골의 고즈넉한 정취에 물들게 만든다.

바다열차 여행과 함께 강릉 원도심인 명주동 골목을 산책하고, 경포아쿠아리움에서 바다 생물을 만나보자. 정선아리랑열차에서 내려 오일장의 활기가 넘치는 정선아리랑시장과 아리랑에 대한 모든 것을 전시한 아리랑박물관을 차례로 둘러보면 알찬 여행이 완성된다.

대전의 명소, 유성온천 족욕체험장 <사진 길지혜 작가>


충청도권에서는 대전지하철 여행이 당일 여행 코스로 완벽하다. 여행의 시작은 대전도시철도 노선도를 획득하는 것이다.

대전·충청 지역의 유일한 지하철인 대전도시철도는 1호선 판암역에서 반석역까지 총 20.5km, 22개 역이 대전 도심을 가로지른다.

벽화거리 새마을동네가 있는 현충원역, 도보 5분 거리에 무료 족욕체험장이 자리한 유성온천역, 대전예술의전당과 대전시립미술관, 이응노미술관, 한밭수목원이 모인 정부청사역 등 대전 여행의 핵심 명소에 지하철이 지나간다.

지하에도 볼거리가 넘친다. 대전역에서 중앙로역, 중구청역을 잇는 1.1km 구간은 34개 출구로 뻗어나가며 원도심의 볼거리를 책임진다. 대전중앙시장, 으능정이문화의거리, 대전스카이로드, 성심당, 대전 충청남도청 구 본관(등록문화재 18)으로 향하는 중앙로지하상가 출구를 외워두면 하루 여행 코스가 완벽해진다.

영덕에서 포항으로 향하는 동해선 열차 <사진 채지형>


마지막으로 경상도권에서는 최근 개통된 포항·영덕간 동해선을 이용한 푸른바다를 따라 달리는 기차여행이 색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살이 꽉찬 대게를 맛보고 푸른 바다를 즐길 수 있는 포항에서 영덕간 44.1Km 구간의 새로 생긴 네 개 역은 각기 다른 매력이 있다.

역에서 5분쯤 걸어가면 넘실거리는 파도를 만나는 월포역, 장사 상륙작전이 펼쳐진 역사의 현장 장사역, 살이 꽉 찬 대게가 손짓하는 강구역, 이국적인 풍광이 멋진 영덕풍력발전단지와 가슴 시원해지는 죽도산전망대, 기와지붕과 흙담이 정겨운 괴시마을로 이어주는 영덕역까지 설렘 가득한 바다 역이 여행자를 기다린다.

분홍색 복사꽃과 귀여운 대게 그림으로 알록달록 꾸며진 기차도 흥을 더한다. 322일부터 25일까지 강구항 일원에서는 영덕대게축제가 열린다. 코끝을 간지럽히는 봄바람을 느끼며 대게와 바다를 만나러 동해선에 올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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